내년 홍콩 증시 급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되면서 금융감독원이 은행·증권사 등에 대해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을 비롯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84100억원(1117일 기준) 규모는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한다.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은 은행권을 통해 많이 판매됐는데, 해당 상품 가입 시점인 2021년 대비 크게 하락한 홍콩H지수가 현 수준에 머물 경우 3조 원 넘는 규모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종목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 산출한 지수로 2021212271.60까지 올랐다가 현재 6000선으로 반토막났다.

 

해당 상품의 원금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5대 은행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ELS녹인(Knock-in)상품으로, 이는 가입 기간 중 지수가 기준선(녹인통상 50%) 아래로 한 번이라도 떨어졌을 경우 만기 시점에는 최종 상환 기준선(통상 70%) 수준까지는 회복돼야 약정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즉 기초 자산인 홍콩H지수가 이미 녹인 구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만기 시점인 내년에는 최소 7000선에서 10200선까지는 올라야 원금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라임 사태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강화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나 금융소비자 단체에서는 원금손실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 은행검사1국은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며, NH농협·신한·하나·우리 등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이나 H지수의 큰 변동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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