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발표된 ‘2022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D(미흡)등급에 이어 2단계 향상한 B(양호)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마사회는 경주마가 뒤바뀌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회장과 주요 임원들의 ‘황제 승마’문제까지 불거진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B등급이라는 성적은 대내외적으로 의외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런데 이러한 의외의 경영평가 성적 향상에는 수천만원대 민간 컨설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관련해 두 곳의 민간 회사로부터 총 3천420만원 상당의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사회는 경영평가와 관련해 과거에도 2020년 1천870만원, 2021년 1천375만원, 2022년 660만원을 각각 지출했는데 올해에는 과거 3년 치에 달할 정도의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어떠한 결과 보고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마사회는 법인카드 예산을 통해서도 경영평가 평가위원 면담 등의 명목으로 2023년 동안 총 55차례에 걸쳐 5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에는 한 회에 수십만원의 비용을 지출하며 소고기, 참치 등 전문 고급 식당에서 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안병길 의원은 “민간 컨설팅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과도한 수준의 혈세를 쏟아 붓는 일은 경영평가를 기관의 ‘평가를 위한 평가’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마사회는 관련 예산을 적절하게 재검토하고, 방만 경영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마사회와 유사한 농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 올해 경영평가 자문을 위해 550만원을 지출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경우 지난 5년간 외부 컨설팅 관련 비용을 전혀 지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기관 모두 2022년 경영평가에서 마사회와 동일한 B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