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역대급 불경기와 한파로 내복을 입고, 두벌, 세벌 옷을 껴입으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정유업계는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모든 임직원은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받았고, GS칼텍스는 기본연봉 50%를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S-OIL SK이노베이션도 막대한 영업이익에 대한 성과급 잔치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대형 정유회사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폭죽을 쏘아대고 있지만, 1 전에 비해 37.7%나 상승한 등유 가격은 우리 국민들에게 폭탄이 되어 돌아왔다.

추운 겨울 기름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며, 기름 보일러를 돌리며 하루하루를 견디는 서민과 취약계층, 국민의 손과 발이 되는 버스와 택시, 우리 경제의 물류를 책임지는 화물차, 중소상공인의 공장 엔진과 영세 자영업자의 등유 난로는 활활타지 못하고, 꺼져가고 있다.

국내 정유사는 해외 정유사와 판매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라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고 있다고 오히려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이익과 적자를 어떻게 감당해왔는지는 엄밀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코로나19 감소세에 따른 항공운송의 증가가 국제 유가의 상승을 견인했다. 이것이 정유사 실적 증가로 이어져, 성과급 잔치의 포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취약계층, 중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평범한 국민의 입장에서 국제 유가 상승은 난방비(유류대, 전기세, 가스비 등) 상승으로 직결되었다. 결국 성과급 잔치상에 올라온 것은 한파 속에서 벌벌 떨어가며 일하고, 한푼한푼 성실하게 납부한 요금으로 만들어진 국민의 피눈물이다.

지난 7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기된횡재세문제도 결국 정유업계의 부당한 수익구조와 관련있다. 물론 횡재세를 별도로 물리는 것은 이중과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횡재세 논란에 정유업계가 단골손님으로 거론되는 것은 일부 정유회사가 막대한 수익을 독차지하고, 임직원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현실에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석유회사들의 기록적인 수익을 전쟁 횡재라고 부르며, 이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은 석유 회사들이 이렇게 올린 수익을 석유 채취 개발에 투자하지 않으면,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도록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회사는 원유를 직접 시추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해 되파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외 정유회사와의 차이를 강조하지만, 독점적 지배구조에서 파생한 불합리한 수익구조는 개선되지도 않고 있으며, 정말 필요한 개혁의 적기는 마냥 흘려보내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의 본질도 결국 정유회사의 막대한 수익을 특정 집단이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

국내 정유사는 주유소에 사후정산방식으로 대금지급을 강요하고 있다. 사후정산은 정유사가 임의로 정한 기름값을 주유소 측에서 지불하고, 차후 정산을 받는 구조를 말한다. 정유사는 아전인수격으로 손해는 국민과 주유소에 떠넘기고, 이익은 자신들만의 성과급 잔치상 위에 올리고 있는 셈이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3%씩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이와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40년에는 현재 영업 중인 11,509개 국내 주유소 중 약 74%에 해당하는 8,529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영세 주유소의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대형 정유회사의 직영점이 늘어나면서, 많은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던 주유소가 문을 닫게 되면, 적게는 1, 많게는 5억까지 드는 시설물 제거 비용과 토양 오염 정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환경문제까지 야기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정유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지난 수십 년동안 계속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정유회사를 만든 것도, 지켜나갈 것도 결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정유회사는 깊이 새겨야 한다.

정유회사의 임직원만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이익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이익이 돌려주고, 영세 주유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대형 정유사는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 중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영세 주유소와 상생하기 위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테이블에 나왔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한다.

승자독식의 방식국민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이익을 자신들만의 성과급 잔치상에 계속 올린다면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유업계는 횡재세논란과 성과급 잔치앞에서 어떻게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심하며, 위기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 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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