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39층짜리 건물 23∼38층 일부가 붕괴돼 작업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가운데, 해당 건물의 골조공사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예정 공정보다 두달가량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현대산업개발 측이 공사기간에 쫓겨 무리하게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직접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강한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 얼어붙은 눈이 채 녹지 않은 영하의 날씨에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양생은 온도와 시간이 가장 중요하므로 기온이 뚝 떨어진 영하권 날씨에는 공사를 중단하거나 충분한 양생시간이 필요했음에도 공정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전을 위하여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양생에 최소 20일 이상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사고 발생 직후 “공기보다 좀 더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이라 무리하게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공사 계획에 맞춰서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KBS에 따르면 19일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아파트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이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또한 감리가 지켜보는 상태에서 안전하게 작업했다고 했으나, 통상 온도와 수분에 민감한 콘크리트 특성 때문에 기본적으로 눈이 오는 상황에서는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이번 사고와 관련, “정부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사고 수습 과정 전반에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를 안전하고 조속하게 수습하고 피해보상을 하기 위해 ‘비상안전위원회’를 신설한다고 20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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