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국가기간통신망 마비는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KT의 인터넷망이 지난 10월25일 오전 11시20분부터 약37분 가량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로 인해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KT가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기업과 학교, 식당 등 각지에서 혼란을 빚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발생한 이번 사태를 두고 국가기간통신망의 관리에 대한 일제 점검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 37분의 KT인터넷망 먹통의 여파는 엄청났다. 가깝게는 식당과 편의점 등의 결제시스템 마비부터 시작해, 병원과 은행, 기업, 학교, 증권거래 등이 모두 멈췄으며, 일부에서는 인터넷회선을 이용하는 일반전화까지 먹통이 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KT는 2차 공지를 통해 “사고원인은 초기에는 트래픽의 과부하가 발생하여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 정부와 함께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KT새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라우팅 오류라면 휴먼에러일 가능성이 크다. 3년 전 아현지사 화재 사태의 연장선에서 발생했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국가기간통신망사업자로서 기본을 외면한 채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집중해 벌어진 장애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경영진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현화재 당시 청문회까지 거치며 황창규 전 회장이 기본 통신 서비스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년 후 구현모 사장 경영하에서 또다시 재난적 장애가 되풀이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는 KT가 인공지능기술(AI)로 소상공인을 돕겠다고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인터넷망이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KT로서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내부에서도 “구현모 사장이 AI 기업으로 KT를 포장하기 급급했고, 통신망 운영과 유지보수 기본도 지키지 않다가 생긴 일이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통신망은 국가의 존위를 거론해도 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37분의 KT인터넷망 불능 사태는 통신이 단순한 서비스의 차원을 넘어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칫 재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국가기간통신망 운영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이유다.

이미 사건은 벌어졌다. KT는 정부와 협력하여 원인을 분명하게 밝히고,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가기간통신망이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를 대비한 대응 매뉴얼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향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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