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해수부가 지정한 소파블록 설계용역사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소파블록(wave dissipating block)'은 주로 콘크리트제의 블록을 말하는데, 방파제나 호안(護岸)의 큰 파도를 받는 곳에 설치해 위험을 방지하는 구조물이다.

소파블록 공사는 국내 특허공법(신기술) 보호·육성을 위한다는 취지로 해수부가 시행 중이나 이를 악용해 ‘카르텔’이 형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해수부가 지난 10년간 발주한 수천억원 규모의 소파블록 공사에 선정된 기업이 고작 5곳인 것으로 드러나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소파블록 공사는 한 번 발주할 때마다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며, 이번 의혹은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 ‘부산항 조도 방파제 보강공사’, ‘부산항 오륙도 방파제 보강공사’ 모두 H기업의 특정 소파블록으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기됐다.

현행법상 소파블록 설계 및 계약 절차는 해수부가 지정한 설계용역사를 통해 적용대상 특허공법을 선정하고 특정공법심의회의를 거치게 된다. 이후 선정된 특허공법으로 설계가 진행되고, 해수부가 조달청에 계약요청을 하면 조달청은 이에 따라 입찰공고를 진행 후 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그러나 해수부가 지정한 설계용역사가 적용대상 특허공법을 선정할 때 ‘국내 특허’를 보유한 제품을 지정해야하지만 입찰공고에는 국내특허 제품이 시공 과정에서는 다른 제품으로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품은 H기업이 국내 특허를 보유한 ‘씨락(Sealock)’으로, 씨락은 일본에서 신기술(NETIS)등록이 돼 이에 대한 로열티가 일본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부산항 오륙도 방파제 사업 당시 특정공법선정심의위원회는 ‘씨락’을 선정 후 실제 현장에서는 ‘씨락8’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해수부는 당시 ‘씨락’과 ‘씨락8’은 디자인 등 일부 차이가 있을 뿐 유사하기 때문에 특허 범위에 속한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소파블록 선정과정 및 기준, 특허 등에 대해 정부 및 업자 등이 모두 결탁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해수부는 “2016년까지 외국 제품이 주로 선정된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공사를 한꺼번에 국내 기업들로 배정할 수는 없으나 국내 기업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26일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같은 의혹의 실마리가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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